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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을 받고 한 달이 지나면 통장이 텅 빈 이유를 저는 한동안 몰랐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으로 시작하다 보니 월세, 교통비, 식비를 쓰고 나면 남는 게 없었거든요. 그러다 문득 깨달았던 문제는 월급의 크기가 아니라, 저축률(saving rate)이었다는 알았습니다. 저축률이란 세후 소득 대비 저축한 금액의 비율을 말하며 아주 중요한 재테크의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저축률 높이는 소비습관
취직하고 나서 비슷한 시기에 사회에 나온 친구들이랑 밥을 먹으면 어느 순간 꼭 돈 얘기가 나옵니다. "너 한 달에 얼마 저축해?" 저도 이 질문에 꽤 오래 집착했습니다. 그런데 저축액은 사실 상대적인 숫자입니다. 월급이 400만 원인 사람이 200만 원을 저축하는 것과, 3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200만 원을 저축하는 건 금액은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자의 저축률은 50%, 후자는 약 67%입니다. 똑같이 200만 원을 모았어도 재정 체력은 후자가 훨씬 탄탄합니다.
제가 경제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읽었던 금융 관련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것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수입을 늘리는 것만큼, 지출을 통제해서 새는 돈을 막는 것이 더 먼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문장을 읽으면서 뜨끔했습니다. 저는 커피값, 배달비, 충동구매를 합산해 본 적도 없었거든요. 막상 한 달치 소비 내역을 토스 앱으로 다 들여다보니, 하나하나는 몇천 원 수준이어도 모이니까 몇십만 원이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인 고정비(fixed cost)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고정비란 매달 금액이 거의 변하지 않고 빠져나가는 지출, 즉 월세, 통신비, 보험료, 구독 서비스 같은 항목을 말합니다. 이 고정비를 먼저 파악하지 않으면, 변동 지출을 아무리 줄여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제가 직접 정리해 보니, 쓰는 줄도 몰랐던 구독 서비스가 세 개나 있었습니다. 해지하는 데 5분도 안 걸렸지만 한 달에 2만 원 넘게 절약됐습니다.
저축률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절약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생활 전체가 소비보다 미래 지향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신호입니다. 출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 금융 소비자 중 지출 내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칩니다. 바꿔 말하면, 이 습관 하나만 잡아도 또래 절반보다 앞서 출발하는 셈입니다.
- 저축률(saving rate): 세후 소득 대비 저축액의 비율. 소득이 달라도 비교 가능한 공정한 기준
- 고정비(fixed cost): 월세, 통신비, 보험료 등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지출 항목
- 변동비(variable cost): 식비, 교통비, 여가비 등 소비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지출 항목
- 소비 내역 점검: 토스, 카드사 앱 등을 활용해 월 1회 이상 전체 지출을 확인하는 것
저축률 높이는 방법
지출을 줄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의지력"의 문제로 접근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의지만으로 소비를 통제하려고 하면 결국 지칩니다. 저도 처음에 그 방법으로 시도했다가 두 달을 못 넘겼습니다. 오래가는 방법은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쓸 돈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먼저 용도별로 분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습니다. 급여가 들어오는 날 고정비를 먼저 별도 계좌로 이체합니다. 그다음 비상금, 경조사 예비비, 생활비 순으로 나눕니다. 남은 금액은 전액 저축 또는 투자 계좌로 넣습니다. 이렇게 하면 매달 "얼마 쓰지?"를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 손에 남아 있는 금액이 그 달 쓸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보니 생활비를 주 단위로 쪼개는 것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변동비(variable cost), 즉 식비나 교통비처럼 소비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지출만 추려서 4로 나누면 주당 한도가 나옵니다. 이 안에서 쓰는 습관을 들이면 충동 지출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제가 직접 시도해서 효과를 봤던 방법들을 나열해 보면, 배달음식을 한 달 1회로 줄이고, 점심은 도시락을 싸 가는 날을 늘렸습니다. 통신비는 알뜰폰 요금제로 바꿔서 월 9,900원 수준으로 낮췄고,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는 모두 정리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얼마나 의미 있겠냐 싶었는데, 실제로 한 달 지출을 비교해 보니 이전보다 생활비가 체감상 꽤 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한 건, 배달음식을 줄이니 속이 편해지고 걷는 시간이 늘면서 체력도 좋아졌습니다.
장기적으로 저축률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복리(compound interest) 개념도 중요합니다. 복리란 원금에서 발생한 이자가 다시 원금에 합산되어 그다음 이자를 만들어내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일찍 시작할수록 시간이 돈을 대신 불려주는 효과가 커집니다. 출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30대 가구의 소비 지출에서 식음료와 외식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항목 하나만 조정해도 저축 여력은 생각보다 빠르게 생깁니다.
월급이 오른다고 저절로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지금 소득이 적어도 저축률이 높은 사람은 훗날 소득이 늘었을 때 같은 비율만큼 저축을 늘려나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습관이 없으면, 월급이 두 배가 돼도 지출이 같이 두 배가 됩니다. 제 주변에서도 그런 경우를 실제로 여러 번 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회초년생 적정 저축률이 얼마나 되나요?
A. 정해진 기준은 없지만, 자취 기준으로 세후 소득의 30~50%를 저축 목표로 삼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월세와 생활비가 많이 나가는 구조라면 50%를 넘기기만 해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축률 자체보다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비율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Q. 월급이 적으면 저축률을 높이는 게 의미 있나요?
A. 오히려 소득이 적을 때 저축률 관리를 익혀두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저축률은 금액이 아닌 비율이기 때문에, 지금 작은 금액으로 70%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면 월급이 올랐을 때도 같은 비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시드머니가 작을 때의 훈련이 나중에 큰 돈을 다루는 기반이 됩니다.
Q. 고정비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뭔가요?
A. 통신비와 구독 서비스 정리가 가장 빠릅니다. 알뜰폰 요금제로 전환하면 통신비를 월 1~3만 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쓰지 않는 구독 서비스는 해지만 해도 바로 효과가 납니다. 카드사나 토스 앱에서 정기 결제 내역을 한 번만 확인해 보시면 몰랐던 항목이 생각보다 많이 보입니다.
Q. 저축과 투자,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A. 고금리 대출이 있다면 투자보다 상환이 먼저입니다. 대출 이자율이 투자 기대 수익률보다 높다면, 원금을 줄이는 것이 사실상 무위험 수익과 같습니다. 대출이 없다면 비상금 3개월치를 먼저 예금으로 확보한 뒤, 나머지를 투자로 분산하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결론
첫 월급을 받았을 때 저는 월급이 적어서 모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지출을 들여다보니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습관이었습니다. 저축률이라는 개념 하나가 그 사실을 정확히 보여줬습니다. 수입보다 지출 구조를 먼저 정리하고, 급여를 받는 날 자동으로 분리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 이게 지금 제가 가장 현실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재테크입니다.
당장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더라도, 저축률을 1%씩 높여가는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번 달 급여받으면 당장 실행해보고 싶습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hwa05093/224288285464 / https://blog.naver.com/muknoljam09/224280593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