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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 (고립, 부실공사, 하정우) 터널이 무너지는 데는 30초도 안 걸렸습니다. 차 안에 혼자 있던 이정수(하정우)는 눈 깜짝할 사이에 완전히 고립됩니다. 물 두 병, 케이크 한 조각, 휴대폰 배터리 조금. 이게 전부입니다. 터널은 2016년 김성훈 감독이 연출한 재난 스릴러로, 부실시공으로 붕괴한 터널 안에 갇힌 남자와 그를 둘러싼 바깥세상을 동시에 비추는 영화입니다. 712만 관객이 들었고, 개봉 당시 한국 사회의 안전 불감증 문제와 맞물리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오늘은 고립, 부실공사, 하정우 세 가지로 이 영화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터널과 고립우리가 매일 지나다니는 터널이 배경입니다. 밀실 공포(Claustrophobia)는 좁고 폐쇄된 공간에서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심리 반응인데, 터널은 그 감각을 영화 내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 2026. 6. 11.
영화 설국열차 (계급구조, 디스토피아, 봉준호) 지구가 얼어붙은 세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전부 기차 안에 타고 있다면 어떨까,라는 설정을 처음 들었을 때 그냥 황당한 SF겠거니 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그 황당한 전제 위에서 계급, 통제, 혁명 이야기를 꺼냅니다. 꼬리 칸에서 시작해 엔진 칸을 향해 나아가는 이 여정이 단순한 탈출극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2013년 개봉 당시 934만 관객이 들었고,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꾸준히 재소비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오늘은 계급구조, 디스토피아, 봉준호 연출이라는 세 방향으로 이 영화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설국열차 계급구조설국열차 안의 구조는 노골적입니다. 꼬리 칸 사람들은 바퀴벌레로 만든 단백질 블록을 배급받고, 앞 칸으로 갈수록 수족관, 정원, 나이트클럽, .. 2026. 6. 10.
영화 7번방의 선물 (캐릭터, 법정, 흥행) 2013년 1월, 이 영화가 천만을 넘겼다는 뉴스를 보고 주말에 바로 예매했습니다.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들어갔는데, 나오면서 눈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옆 열에 앉아 있던 아저씨도 소리 내서 울고 있었고, 극장 안이 전반적으로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7번 방의 선물은 살인 누명을 쓴 지적장애 아버지 이용구가 교도소 7번 방 수감자들과 함께 딸 예승이를 면회시키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개봉 3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당시 한국 영화 역대 흥행 5위 안에 들었고, 지금도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이 운 영화로 꼽힙니다. 성장하지 않는 인물의 힘이 영화에서 먼저 짚어야 할 건 류승룡의 연기입니다. 지적장애 캐릭터는 자칫 과장되거나 희화화되기 쉬운 역할인데, 류승.. 2026. 6. 10.
영화 아바타 (판타지 SF, 세계관, 흥행 기록) 아바타가 개봉한 건 2009년인데, 지금도 그 첫 장면을 기억합니다. 3D 안경을 쓰고 앉아서 판도라 정글이 화면을 꽉 채우는 순간, 옆에 앉은 사람이랑 저랑 동시에 소리를 질렀습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기술이 따라올 때까지 12년을 기다렸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섬, 야광으로 빛나는 생명체들, 나비족이 뛰어다니는 밀림은 그전까지 극장에서 본 적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아바타는 개봉 직후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당시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새로 썼고, 13년 뒤 재개봉해서도 다시 화제가 됐습니다. 이야기보다 경험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있는데, 아바타가 딱 그렇습니다. 판도라를 실제처럼 만든 방법아바타가 다른 SF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세계관의 밀.. 2026. 6. 9.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노부부 실화, 다큐멘터리, 500만) 강원도 횡성 산골에 사는 노부부 이야기가 극장을 꽉 채울 수 있을까, 처음엔 그게 궁금했습니다. 배우도 없고, 대본도 없고, 특수효과는 당연히 없는 다큐멘터리가 말입니다. 근데 2014년 개봉 직후 입소문이 퍼지더니, 결국 독립 다큐멘터리 최초 500만 관객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98세 할아버지 강계열 씨와 89세 할머니 조병만 씨가 76년을 함께 살아온 실제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꾸밈없이 담담하게 두 사람의 하루를 따라가면서 보는 사람 마음을 건드립니다. 당시 저는 다큐멘터리는 좀 지루하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지인이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해서 보게 됐습니다. 보고 나서 그 편견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시네마 베리테, 연출 없이 현실을 담다이 영화가 다른 다큐멘터리와 다른 이유는 촬영 방식에 있습.. 2026. 6. 9.
영화 그래비티 (생존, 고독, 귀환)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때 소리가 거의 없는 구간이 꽤 길었습니다. 우주는 소리가 전달되지 않으니까 폭발도, 충돌도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소리가 없는 게 오히려 더 무서웠습니다. 화면이 아니라 소리가 없다는 사실이 이 공간이 얼마나 낯선 곳인지를 알게 해 줬습니다.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는 2013년 개봉한 SF 서바이벌 영화입니다. 허블 우주망원경 수리 임무 중 파편 충돌 사고로 우주 공간에 홀로 남겨진 라이언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가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우주에서 살아남기, 소리 없는 고독, 귀환의 의미 세 가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생존의 계산영화는 첫 장면부터 끝까지 스톤 박사 혼자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동료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는 초반에 사라지고, 이.. 2026.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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