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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임산부 손님 보고 알게 된 디카페인의 진실

바리스타 김토끼 2026. 8. 18. 17:30

목차


    디카페인 커피
    디카페인 원두 커피

    그동안 믿고 마시던 디카페인 커피에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손이 덜덜 떨리고,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두근거려서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디카페인에도 소량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이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 카페인이 0%가 아니었다

    커피를 너무 마시고 싶지만 카페인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디카페인 커피를 선택하게 됩니다. 대부분 카페인이 전혀 없다고 생각해서 마시는 건데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카페인이 100~200mg 정도 들어 있고, 디카페인 커피에는 브랜드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보통 카페인 함량이 3~10mg라고 합니다. 원래 에스프레소에 비하면 적은 카페인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카페인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저번에 제가 카페 알바를 하고 있을 때 만삭에 가까운 임산부가 와서 디카페인 커피 한 잔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마시는 것을 보면서 저는 정말 속으로 걱정을 했습니다. 임산부에게 카페인은 좋지 않을 텐데 그걸 감수하고 마시는 건지, 아니면 예전의 나처럼 디카페인 커피에는 카페인이 0이라고 생각해서 안심하고 마시는 건지 걱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살짝 디카페인 커피에도 카페인이 조금 들어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깜짝 놀라면서 커피잔을 바로 내려놓는 모습을 보면서 저만 몰랐던 것이 아니었구나를 깨달았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들께도 카페인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고 살짝 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카페인이라는 말을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려면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해야 합니다. 이 기준이 국가별로 조금 차이가 있는데 유럽은 99% 이상이고 미국은 97% 이상입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카페인 함량 기준이 너무 너그러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카페인이 싫어서 마시는 건데 아메리카노의 대부분 카페인을 다 제거했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디카페인 원두는 따로 없다, 가공 방법의 차이

    원두는 생산지와 품종에 다양한 만큼 정말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디카페인 원두가 별도로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몇 번 호기심으로 마셨던 디카페인 커피들의 맛이 거의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아메리카노와 비교했을 때 좀 더 쓴맛이 나고 향이 적은 커피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디카페인 커피는 맛과 향이 없다고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사람이 아주 극소수였기 때문에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를 사용하고 가공 과정에 향도 다 빠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주변에 프랜차이즈 커피점이나 개인 카페의 메뉴를 살펴보면 대부분 디카페인 커피가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커피가 되면서 맛과 향의 밸런스가 좋은 콜롬비아 원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카페인을 물에 담가서 빼는 이 방법을 스위스 워터 프로세스라고 합니다. 화학 용매를 전혀 쓰지 않고 생두를 물에 담가 카페인과 여러 성분을 물에 녹여낸 다음에 다시 카페인만 걸러내는 필터를 통해 원두로 돌려보내는 방법입니다. 화학 처리를 안 거친다는 점 때문에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해서 요즘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또 다른 방법은 이산화탄소 추출법이 있는데 고압 상태로 압축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딱 카페인만 빼내는 기술입니다. 이렇게 신기한 방법을 쓰는 기계가 비싸서 고급 디카페인 원두를 만들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제가 마시는 디카페인 원두는 어떤 방법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다음번에 카페에 가면 사장님께 물어봐야겠습니다.

     

    디카페인이 더 비싼 이유, 로스팅부터 다르다

    예전에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면서 왜 맛도 없는데 더 비싼 걸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맛과 향이 더 좋았다면 가격 차이를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아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디카페인 원두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원래 원두에 있던 카페인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이 추가되었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디카페인 원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계가 필요하고 사람의 손길이 더 닿았다면 비쌀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직접 로스터리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로스팅이 더 까다롭다고 하셨습니다. 카페인과 함께 일부분의 원두 향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걸 보완하기 위해 섬세한 로스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많은 바리스타들이 디카페인 커피의 최고의 맛을 찾고 있다고 들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었습니다. 

     

    카페인 부작용 증상 때문에 선택한 디카페인 커피였지만 이제는 디카페인도 다양한 원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이제 여러 가지 맛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커피 마실 때 밤에 잠이 안 올까 봐 마음 한구석에는 늘 조그만 걱정이 있었는데, 이제는 오로지 커피 맛에만 집중하면서 마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