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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내 자신이 기계의 부품같이 느껴져서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년의 나이에 8년 다니던 회사를 퇴직하고 내 카페를 열기위해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퇴사와 카페 창업 계기
먹고살기 위해서 입사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점점 감정미 무뎌지고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일주일에 5일을 9시~18시까지 일하는 아주 평범한 조건이었는데, 저는 거기에서 버티기가 힘들었습니다. 평일에 퇴근 후에 집에 와서 저녁 먹고 씻고 피곤해서 바로 잠들어버렸고, 주말에도 그동안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집안에서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취미생활도 없고, 점점 우울해지고 내 마음이 시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주 잘 다니는데 저만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서 자존감도 낮아지고 그냥 하루하루를 버티는 기분이었습니다. 30대 중반부터 퇴사하고 정말 카페 창업을 해서 잘 살 수 있을까를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자영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폐업률이 높은 카페로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습니다. 그렇게 5년 정도 고민하다가 내 나이 39살,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던 날에 감옥 같았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초보 바리스타의 우유 스팀 연습
카페 아르바이트를 5번 떨어지고 6번째에 간신히 합격한 이곳에는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장님이 계셨습니다. 사장님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저보다 훨씬 어렸습니다. 이 나이에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더듬더듬 하나씩 배우는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조금 머쓱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카페 일을 누구보다도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가득하기 때문에 가끔 제 자신이 초라해 보여도 외면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음은 아직 20살인데 몸은 그렇지 않아서 배우는 속도가 느려서 제 자신이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저도 이런 마음인데 저한테 아르바이트 교육을 해주는 사장님과 직원들은 오죽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은 쌀쌀해지는 날씨를 대비해서 처음으로 우유 스팀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찬바람이 불면 따뜻한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우유를 스팀은 필수라고 합니다. 유튜브 동영상이나 사장님이 우유 스팀을 하고 카페라테 위에 예쁘게 하트 모양으로 라테 아트를 하는것을 보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까 라떼아트는 커녕 라떼 위에 우유폼을 올리는 것조차 잘 되지 않았습니다. 스팀 노즐로 피처에 담긴 우유를 따뜻하게 데우고 적정의 폼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떨 때는 우유는 거의 없고 거품만 생기거나 어떨때는 우유만 데워져서 라테 위에 올릴 우유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우유 스팀이 간단해 보이지만 처음에는 바닥 쪽에 우유를 데우고 나서 공기를 주입해서 거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에는 따뜻한 우유와 거품이 잘 섞이도록 중간에서 스팀을 해야 하는데 이 타이밍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걸 몇 초라고 지정해서 말해줄 수 없기 때문에 이론을 알고 있어도 실전 감각은 연습을 반복해서 직접 체득해야 합니다. 앞으로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생각으로 우유 스팀이 필요한 음료 주문이 들어오면 계속 연습해 봐야겠습니다.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유
생업도 포기하고 최저 시급을 받으면서 일한다는 저에게 주변 사람들은 모두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커피는 취미로 배우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라고 충고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결심하기까지 저도 쉽지 않았고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결심한 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카페의 약 80개 메뉴 레시피를 외우느라 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고, 하루 종일 서서 일하다 보니 집에 돌아오면 두 다리가 퉁퉁 부어있습니다. 이렇게 몸이 고되고 힘들지만 제 마음에는 희망의 씨앗이 심어졌습니다.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빨리 내일 아침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매일이 두근거리고 설렙니다. 기계의 부품 한 조각처럼 느껴졌던 제 자신이 이제야 어두운 땅속에서 싹을 틔운 새싹같이 느껴집니다.
이 나이에 이렇게 꿈을 꿀 수 있고 매일매일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3년 후에 내가 머릿속에서 상상만 하던 카페에서 있는 제 모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배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