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9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성장, 노동, 이름) 어릴 때 봤던 영화를 어른이 돼서 다시 보면 눈에 걸리는 장면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그랬습니다. 어릴 때는 신기하고 예쁜 세계에 정신이 팔렸는데, 나이를 먹고 다시 보니까 치히로가 일하는 장면들이 다르게 읽혔습니다. 이게 성장 이야기라는 걸 그때야 제대로 알았습니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1년 개봉한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입니다. 이사 도중 낯선 터널을 지나 신령들의 세계에 들어온 열 살 소녀 치히로가, 돼지로 변한 부모를 구하기 위해 목욕탕에서 일하며 살아남는 이야기입니다. 치히로의 성장, 노동의 의미, 이름을 빼앗긴다는 것 세 가지로 이 영화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치히로의 성장영화 초반 치히로는 솔직히 좀 보기 답답한 아이입니다. 불평을.. 2026. 6. 4.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퀸, 정체성, 라이브에이드) 퀸 노래를 좋아하긴 했는데, 프레디 머큐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거의 몰랐습니다. 그냥 목소리 좋은 가수 정도로만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그게 얼마나 얕은 이해였는지 싶었습니다. 라이브에이드 무대가 끝나는 순간 극장 안이 이상하게 조용해졌는데, 그 침묵이 박수보다 더 강렬했습니다.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입니다. 1970년대 밴드 결성부터 1985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브에이드 공연까지를 중심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퀸이라는 이름의 탄생, 프레디의 정체성, 그리고 라이브에이드 세 방향으로 이 영화를 풀어보겠습니다. 퀸이라는 이름퀸(Queen)은 1970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록 밴드입니다.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2026. 6. 4. 영화 어바웃타임 (시간여행, 아버지, 후회)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혼자 집에서였는데, 끝나고 한참 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눈물이 나는 영화인데 슬프지 않았고, 판타지인데 현실적이었습니다. 보고 나서 아버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는데 그냥 하고 싶었습니다.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은 21살 팀(도널 글리슨)이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집안 남자들은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과거로 돌아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는 능력인데, 영화는 그 능력을 사랑 이야기보다 훨씬 넓은 곳에 씁니다. 시간여행의 조건, 아버지와 가족의 무게, 후회 없는 삶의 방식 세 방향으로 이 영화를 짚어보겠습니다. 시간여행의 조건저는 이 영화가 처음에는 로맨틱 코미디인 줄 알았습니다. 팀이 시간여행으로 사랑을 .. 2026. 6. 3. 영화 라라랜드 (뮤지컬, 재즈, 꿈과 사랑의 충돌) 2016년 겨울에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극장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런 영화는 살면서 몇 번 없었습니다. 화면이 너무 예쁘고, 음악이 계속 귀에 맴돌았는데, 집에 돌아오고 나서 뭔가 이상하게 기분이 복잡했습니다. 감동적이었는데 슬펐고, 아름다웠는데 씁쓸했습니다. 그게 라라랜드였습니다.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는 배우를 꿈꾸는 미아(엠마 스톤)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이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결국 엇갈리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뮤지컬이라는 형식, 재즈라는 소재, 그리고 꿈과 사랑이 충돌하는 지점 세 방향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오프닝 5분저는 뮤지컬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평범하게 대화하다가.. 2026. 6. 3. 영화 인터스텔라 (우주, 시간, 가족) 처음 봤을 때는 SF 영화가 이렇게 슬플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2014년 개봉 때 극장에서 봤는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 옆 사람 눈치가 보일 정도로 눈물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한참 동안 머릿속에서 영화가 계속 돌아갔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는 식량이 바닥나고 있는 미래 지구에서, 전직 NASA 우주비행사 쿠퍼가 인류의 새 보금자리를 찾기 위해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제시카 채스테인이 출연했으며, 이론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박사가 과학 자문으로 직접 참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오늘은 줄거리와 과학적 배경, 그리고 관객 반응을 짚어보겠습니다. 쿠퍼가 떠나는 장면, 왜 이렇게 오래 남았을까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입니다... 2026. 6. 2. 영화 봄날은 간다 (이별, 감정의 온도, 끝)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라마틱한 사건도 없고, 갈등이 폭발하는 장면도 없고, 그냥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실연을 하고 나서 다시 봤을 때, 그때야 이 영화가 뭘 하고 있었는지 보였습니다. 화면 속 대사 하나하나가 제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영화 봄날은 간다는 2001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작품으로, 라디오 음향 엔지니어 상우(유지태)와 방송국 PD 은수(이영애)의 사랑과 이별을 담고 있습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 두 사람의 감정 변화만으로 두 시간을 이끌어가는 영화로,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고른 호평을 받았습니다.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 영화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별, 언제부터였는지 모르는 끝이 영화에서 두 사.. 2026. 6. 2.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